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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매각 앞당겨진다

입력
2005.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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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올 하반기 금융권은 LG카드 인수 쟁탈전으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LG카드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금융권 인수ㆍ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LG카드 매각시기를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올 가을께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8일 “최근 사석에서 유지창 총재가 조만간 LG카드 매각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입찰공고, 우선협상자선정, 실사 등의 일정이 몇 개월 소요되기 때문에 가을께에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LG카드 매각작업은 이르면 이 달 말, 늦어도 내달 초에는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상당히 앞당겨진 것이다. 유 총재는 지난 5월 “LG카드는 상호를 내년 3월까지만 사용하도록 LG그룹과 계약을 맺은 만큼 이때까지는 매각을 끝내야 한다”고 밝혀, 연말께 매각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었다.

그러나 최근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부실기업을 매각 안하고 정부가 갖고 있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정상화하는 곳은 빨리 처분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매각 일정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카드는 지난해 4ㆍ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된 후 올 상반기에 7,716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게 됐다. 국민, 외환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들이 인수의사를 밝혔던 만큼 내부에서 치열한 두뇌싸움을 하며 때에 따라서는 합종연횡도 고려해야 한다. 950만명이라는 막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뛰어난 수익창출능력을 지닌 LG카드를 잡는 자는 앞으로의 ‘은행대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올 11월 금융지주회사 출범을 앞둔 하나은행이 가장 의욕적이다. ‘은행대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카드부문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황영기 회장도 수 차례에 걸쳐 인수의사를 밝혀왔고,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은 최근 “LG카드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고 있다. 농협은 지난 주 정용근 신용부문 대표가 “단독으로는 어렵지만 공동인수 제의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강한 인수의사를 산업은행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던 영국계 은행 HSBC는 최근 LG카드 인수 포기를 시사했지만 진의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LG카드 인수전에서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자금력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시가총액이 약 4조 1,800억원에 이르는 거물이어서 단독 인수는 사실상 어렵고 몇 곳이 공동인수 전략을 쓰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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