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6자회담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 논란은 풀기 어려운 숙제다.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핵의 평화적 이용은 제약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며 경수로 완공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했던 만큼 핵무기 개발로 전용될 개연성이 있는 어떤 핵 프로그램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북한과 미국은 3주간의 4차 6자회담 휴회 기간에 내부 협의와 물밑 접촉 등을 통해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각자의 입장이 워낙 강해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핵 비보유국이 일정한 의무를 전제로 평화적 핵 이용권을 갖는다는 것은 국제법상의 당연한 권리이며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개발을 강행해 온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불신이 매우 크다는 점을 북한은 인정해야 한다. 이제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경수로 공사를 재개하고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을 허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북한은 당장 평화적 핵 이용권 보장과 경수로 완공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먼저 확실한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를 통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순서다.
남한 대표단이 회담에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재가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는 등 의무를 다한 뒤에는 평화적 핵 이용권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 점을 북한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미국도 북한의 핵의 평화적 이용권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북한을 불신한 나머지 경수로는 물론 의료 목적 등에까지 핵 기술 사용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은 지나치다. 최근 이란의 민수용 핵개발을 지지하기로 한 입장과도 형평이 맞지 않는다. 북한과 미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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