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발전원가 상승을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의 실제 부담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라 주목되고 있다. 7일 주요 증권사 보고서들에 따르면 올해 한전의 전력생산 연료비 부담이 예상보다 줄 것으로 전망됐으며, 올 2ㆍ4분기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6월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한전의 전력생산 비중이 1997년 30%에서 올해는 19%로 낮아지는 반면, 석탄은 같은 기간 32%에서 40%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석탄 장기도입가격도 예상보다 낮은 평균 4.1% 상승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원ㆍ달러의 연평균 환율이 1% 하락하면 한전의 영업이익은 1.5%나 느는데 비해 국제유가와 석탄가격이 1% 상승하면 영업이익은 각각 0.3%와 0.6%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예상보다 낮은 석탄도입가와 환율하락이 고유가의 악영향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주장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전의 2ㆍ4분기 연료비를 지난해 동기대비 7.4% 증가한 1조7,395억원으로 추정하면서 “같은 기간 전력 판매량도 7.0%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연료비 부담이 크게 경감된 것”이라며 “3ㆍ4분기에는 환율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이 더 큰 폭으로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전은 그동안 외국의 동종 기업과 달리 저렴한 에너지의 안정 공급이라는 공익 목적에 초점을 맞춰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랬던 한전이 이제는 상장기업으로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기요금을 올리려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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