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류’는 위기 상황이예요. 이대로 가다간 내년 말쯤이면 ‘한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겁니다.” 35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리게 될 ‘태왕사신기’(주연 배용준)의 연출과 제작을 맡은 김종학 PD가 ‘한류 위기론‘을 거듭 제기했다.
5일 이 작품과 관련해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현재 연기자 4명 정도는 출연료로 1억을 줄 만하다”면서도 “그렇지 못한 배우들까지 터무니없는 몸값 올리기에 나서는 것은 ‘한류’를 죽이는 짓”이라고 운을 뗐다.
“‘한류 스타’라고 불리는 연기자 중에는 실제로 일본 도쿄 한 복판을 걸어가도 일본 사람들이 누군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 몇몇 마니아만 열광하는 건데 그걸 착각하고 ‘나도 출연료 몇천 만원 달라’는 식으로 나오니까 문제죠.” 김종학 PD는 아울러 스타 위주의 ‘한류’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다. “몇몇 스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그들의 인기가 식을 경우 ‘한류’도 같이 식어 버릴 수 있죠. ‘한류’의 산업화가 필요한 시점이예요.”
그는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끼워 팔기 관행도 비판했다. “홍콩 영화 전성기때의 부작용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죠. 홍금보가 인기 있으면 그가 출연한 영화에 앞으로 찍을 영화까지 끼워 팔아서 작품의 질이 급속하게 떨어졌던 것 같은 일 말예요. 제대로 된 드라마만을 수출해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류 팬들이 다 떨어져 나갈 수 있어요.”
김 감독은 9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태왕사신기’에서 표본을 제시하고자 한다. 환인 – 환웅 - 단군으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신화가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를 통해 1~2부에 걸쳐 재현될 그 작품은 100% 사전 제작돼, 90여 개 나라에서 배급과 동시에 방영될 예정이다.
그는 “이 작품의 경우 벌써 일본 에이벡스사에 DVD 판권이 50억에 팔렸다”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버는 식의 기존의 ‘한류’ 드라마 제작 관행을 탈피,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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