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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 아버지 이언 윌머트 교수 "루게릭병 연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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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 아버지 이언 윌머트 교수 "루게릭병 연구 시작"

입력
2005.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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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세계 최초의 체세포 복제 양 ‘돌리’가 만들어지자 돌리를 탄생시킨 이언 윌머트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신에 대한 도전자’라고 일컬어졌다. 당시 체세포만으로 복제된 생명체가 앞으로 어떻게 인류에 기여할 것인지 정확히 점치기는 어려웠다.

윌머트 교수는 최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를 만나서야 체세포 복제의 가능성과 역할을 정확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3일 내한해 7일까지 황 교수와 루게릭병에 대한 공동연구를 협의한 윌머트 교수를 6일 서울대에서 만났다.

_공동연구를 하기로 했다는 데 내용이 뭔가.

“황 교수가 만들어낸 줄기세포로 인간 유전 질병의 치료 가능성을 모색하려고 한다. 루게릭병이 첫번째 타깃이다. 루게릭병은 10만명 당 1~2명이 발병하는 퇴행성 뇌 신경질환으로 유전자 결함에 의한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루게릭병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히게 되면 이 방법론을 적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과 같은 뇌신경 퇴행으로 인한 질환도 알아낼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공동연구는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장기전이 될 것이다.”

_구체적으로 두 연구팀의 역할이 어떻게 나뉘고 보완되는가.

“함께 온 리처드 쇼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신경과 의사)의 설명을 빌면, 루게릭병은 20여년간 관련 유전자 5~6개 중 단 1개만 밝혀졌을 정도로 연구 진전이 더디다. 황 교수의 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세포를 복제하면 유전자 검색이 훨씬 빨라질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신약 후보가 될 물질을 적용, 치료효과를 검증해 보려고 한다.”

_그렇다면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뇌 신경세포를 유도하는 세포치료 연구는 포함되지 않나.

“루게릭병은 파킨슨병이나 당뇨처럼 특정 세포를 대체한다고 치료되는 병이 아니다. 그래서 포함되지 않는다. 우리는 황 교수팀의 복제기술 자체를 전수 받고자 한다.”

_당신이 선구자인데 굳이 따로 배워야 하나. 논문만 봐도 충분하지 않을까.

“아니다. 황 교수의 복제기술은 독창적이고 새로우며 효율이 높은데 우리는 그런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가능하면 황 교수 연구진을 영국으로 초청해 직접 배우려 하고 있다.”

_돌리를 처음 탄생시켰을 때 복제기술이 어디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나.

“1년 전까지만 해도(황 교수가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를 통해 인간복제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을 지칭) 지금처럼 사람의 질병 연구에 실제 적용되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복제기술에 유전학적 정보가 결합될 경우 수많은 난치병 극복에 실제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세포치료는 단지 개념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그 개념이 현실화했다. 5~20년 후면 (치료)성과가 나올 것이다.”

_하지만 치료효과를 갖는 특정 세포로 분화하도록 배아줄기세포를 유도하는 것은 아직 어렵지 않나.

“맞다. 가장 큰 난제다. 하지만 황 교수가 가능성을 열었고 전세계 과학자들이 달라붙었으니 진전이 있을 것이다.”

_황우석 교수의 실험실을 본 인상은 어떤가.

“무엇보다 팀워크가 놀랍다. 장비나 시설도 놀라운 수준이지만 재능 많은 연구자들이 하나의 팀으로 열심히 즐겁게 연구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_돌리 탄생 이후 일약 유명해졌는데 세계적 과학자가 가져야 할 사회적 임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학적 연구 결과를 사회에 알려야 할 책무라고 본다. 특히 복제와 같은 윤리적 논란이 있는 연구의 경우 구체적으로 특정 실험이 동물과 사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연구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하며 이를 사회에 알려야 한다. 그것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사회의 몫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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