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4차 6자 회담이 결국 뚜렷한 결실을 얻지 못한 채 3주일간 회담을 쉬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북미간 대타협이 나올 것을 지레 기대한 시각에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북미 양쪽이 협상의 기본원칙에 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회담을 계속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과 미국이 협상의지를 스스로 흐트리지 않고 지켜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쪽 모두 상투적인 책임 떠넘기나 상호 비방부터 자제하는 인내심을 갖기를 당부한다.
북미가 끝내 빈 손으로 돌아 선 것은 평화적 핵 이용권에 관한 근본적 이견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과거 행태에 비춰 평화적 핵 이용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북한은 이는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우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누구 주장이 옳은가는 시각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지만, 북핵 해결의 관건이 역시 북미간 신뢰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자제와 인내에 바탕 한 협상의지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협상의 가장 큰 장애가 서로 믿지 못하는 것이라면, 대화로 신뢰를 쌓거나 서로 믿을 만한 타협안을 마련하는 길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불신을 강조하거나 상대를 탓하는 것은 협상의지가 없음을 알리는 것과 다름없다. 북미의 회담복귀 자체를 책임 떠넘기기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음을 양쪽 모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담은 비록 구체적 성과는 없지만 북미 양쪽이 과거보다 유연하고 실용적인 대화 자세를 보인 것과, 중국과 한국의 중재 역할이 커진 점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이는 회담의 앞날에 희망을 갖게 하지만 그만큼 개별 당사국들의 책임을 한층 무겁게 한 것으로 본다. 북미는 물론이고 우리 정부와 사회도 한층 진지한 자세로 협상을 추진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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