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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영어 대신할 국제보조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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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영어 대신할 국제보조어의 꿈

입력
2005.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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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어란 누구나 외국어로 사용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나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는 영어가 세계어에 가장 가깝다. 그런데 왜 하필 영어인가?

영어는 배우기 쉬운 것도 아니고 중립적인, 즉 나라가 없는 언어도 아니고 영어의 인기는 단순히 제국주의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사실 19세기 말부터 배우기 쉬운 중립적 인조언어가 많이 나왔고, 그런 언어를 세계어로 만들려는 노력이 많다.

‘국제보조어’(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언어)라고 하는 이 언어들이 현재까지 여기저기 존재하고 있고, 사용자 수도 나라별로 최소 1,000명에서 많으면 몇 십만 명일 경우도 있다.

국제보조어를 쓰는 사람들이 이번 여름에도 모임을 갖고, 세계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 언어를 쓰고 있다. 그 중 인터링구아, 에스페란토, 이도, 로지반이 사용자가 제일 많다.

한국의 훈민정음이 원래 있었던 언어를 과학적으로 쓰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라면 이런 언어들은 글자뿐 아니라 언어를 완전히 새롭게 과학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많을 경우에도 몇 십만 명밖에 안 되는 이 생소한 언어들을 누가 배울까? 왜 존재하고 있을까?

그것들의 매력은 배우기 쉽다는 점이다. 한국어로 ‘가다’의 과거형은 ‘갔다’이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하다’의 과거형은 ‘?다’가 아니라 ‘했다’이다. 불규칙 활용 동사인 것이다.

거의 모든 언어에서 이런 예외가 있지만 국제보조어들은 무조건 불규칙 활용을 없애기로 했다. 쓰는 대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링구아는 프랑스어나 스페인어를 배운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바로 읽을 수 있을 만큼 쉽다.

국제보조어가 꿈꾸는 것은 세상의 어떤 정부든지 ‘이 언어가 배우기 쉽고 마음에 든다’고 공용어로 쓰는 것이다. 현재는 이 분야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데 국제보조어 같은 희한한 생각에 한국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종대학교까지 ‘우니쉬’라는 국제보조어를 연구 중이며, 단어 6,400개를 이미 뽑았고 몇 년 후에 완성될 수도 있다고 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은 불공평하게 국제적 의사소통에서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에 국제보조어를 원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후보 언어’들 중 어떤 게 가장 배우기 쉬운지를 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언어를 원하는 사람들의 꿈은 모두 같다. 인터넷의 힘으로 관심이 늘어나는 이 언어들이 언제쯤 어떤 국가 정부의 주목을 받아 사용될지 매우 궁금하다.

데이비드 맥클라우드 캐나다인 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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