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각)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메이저리그 복귀전 경기에서 승전보(3승1패)를 전한 서재응. 통산 300승-3,000탈삼진 클럽에 가입한 그레그 매덕스의 높은 산을 넘어선 것 만이 수확의 전부가 아니었다.
서재응이 3개월 간 마이너리그에서 난공불락의 ‘컨트롤 아티스트’로 거듭났음을 보여준 회심의 일전이었다. 팀 타율 2할7푼3리, 팀 홈런 137개로 각각 내셔널리그 2위에 올라있는 컵스의 막강 공격력. 하지만 서재응은 7과3분의1이닝 동안 107개(스트라이크 71개)의 볼을 던지는 동안 산발 4안타에 볼넷 1개와 탈삼진 4개(방어율 1.45)로 컵스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새로 익힌 컷패스트볼(일명 커터), 스플리터(일명 SF볼)의 위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이날 서재응은 주무기를 체인지업 위주로 가져가는 단조로운 투구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구질의 신무기로 고비 때마다 상대 타자의 의표를 찌르면서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특히 홈런(33개)과 타율(3할5푼4리), 타점(84점) 등 트리플크라운을 노리는 간판 슬러거 데릭 리와의 3차례 대결을 모두 땅볼로 유도한 것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팀의 2-0 승리를 견인하면서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서재응도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이다. 그는 “새로 익힌 무기들이 다 잘 먹혔다. 앞으로 빅리그 선발투수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5월5일 필라델피아 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퇴출을 통보했던 윌리 랜돌프 감독 만 머쓱한 입장이 됐다. “왜 서재응을 일찍 올려 보내지 않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궁색해진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투구였다. 다음 선발 등판을 보장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2-0으로 앞선 8회 1사 2루에서 서재응을 구원한 구대성은 토드 워커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시즌 여덟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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