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두 차례 테러를 당한 영국 런던에 추가테러를 경고했다. 지난달 7일과 21일 런던 심장부를 강타한 1,2차 연쇄 폭탄 테러도 알 카에다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 자와히리는 4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영국인들에게 런던의 심장에 파괴를 가져다줬다”며 “블레어는 신의 뜻에 따라 더 많은 파괴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아랍계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방송한 녹화 비디오에서 블레어 총리의 공격적인 이라크 파병 정책을 거론하며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우리의 땅에서 철수할 때까지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알 자와히리는 이라크 전쟁이 베트남전보다 더 참혹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언급하며 “당신들이 오늘 (이라크에서) 떠나지 않으면 수만 명이 죽거나 다친 상태로 내일 분명이 떠나게 될 것”이라며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참혹함을 잊어 버리게 할 정도의 참혹함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영국을 제외한 서방 파병국들을 일일이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오사마 빈라덴이 지난해 이슬람 국가를 떠나면 휴전하겠다고 제안했었다”며 “그러나 우리의 나라들을 피바다로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당신들의 국가에 분노를 폭발 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영국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상태다. 테러 경계가 강화되면서 경찰은 연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살인 등 강력 범죄엔 일손이 모자라 치안이 우려되고 있다.
살인 총기범죄 마약거래 같은 강력범죄 수사 전담 인력의 10~20%를 테러 경계 업무에 투입하고도 모자라 런던 이외 지역의 경관 및 은퇴자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런던경시청 타리크 가퍼 부청장은 “살인사건 등 상당수 강력범죄 수사는 미뤄놓은 상태”라고 밝혔을 정도다.
영국 경찰은 2차 테러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스마엘 압두라만의 법정 출석으로 테러 관련 재판이 시작된 4일 런던 시내에 3,000명 이상 저격수를 포함해 6,000여 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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