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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업계 맞수 효성·코오롱 그룹/ 車관련 신사업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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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업계 맞수 효성·코오롱 그룹/ 車관련 신사업서 경쟁

입력
200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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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90년대 화섬업계의 오랜 맞수인 효성과 코오롱그룹의 경쟁이 최근 타어어 코드, 수입차 판매(딜러), 에어백 원단 등 자동차 관련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달 승용차용 소형 전동기를 주로 생산해온 자동차 부품사인 대우정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우정밀 사업 영역에는 에어백 부문이 있어 에어백 원사인 ‘나일론 66’을 개발해 놓은 효성으로서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 에어백 원단 시장은 사실상 코오롱이 독점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효성과 코오롱간의 시장 쟁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체 에어백 원단 시장의 15%가량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코오롱은 효성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기존 시장지키기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효성의 에어백 원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지난 10여년간 쌓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충분히 고객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두 그룹은 이미 수입차 판매(딜러)와 타이어코드 등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입차 자유화 직후인 1987년부터 BMW 판매에 나선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계열사인 HBC코오롱을 통해 BMW를 판매하고 있다. HBC코오롱은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 1위인 BMW의 국내 판매분 5,509대 중 1,717대를 판매, 10개 BMW 딜러 가운데 선두를 달렸다.

효성은 BMW의 세계적 라이벌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로 맞서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세 아들이 15% 지분을 갖고 있는 ‘더클래스효성’은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권을 확보, 62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총 판매량은 3,188대였다. 아직 HBC코오롱의 판매량보다는 적지만 출발치곤 선전했다는 게 업계 평가이다.

타이어코드 부문에선 효성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의 고강력 원사로 만든 직물로 타이어 내부에 넣는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제조시 내구성과 안정성을 위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제품. 현재 효성이 세계 시장 점유율 24%로 5년째 1위를 놓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효성의 시장점유율(70%)이 훨씬 앞서지만 코오롱(30%)이 효성의 뒤를 좇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두 그룹 모두 주력인 화섬이 경쟁력 약화와 중국업체의 맹추격으로 외형 신장이 정체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효성과 코오롱은 이러한 대결 구도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일부 사업에서 겹치는 부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력 사업의 경쟁이 아니라는 점에서 라이벌 구도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코오롱 관계자도 “예전에는 나일론과 폴레에스테르 등에서 경쟁한 것이 사실이나 최근에는 서로 사업 방향이 달라 전체적인 그림에서 보면 경쟁 구도가 아니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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