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X파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5일 삼성그룹의 대선자금 제공 등을 시사하는 도청테이프의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날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게 9일 피고발인 자격으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참여연대가 고발한 내용도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수사가 도청테이프와 관련해 제기된 모든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홍석현 주미 대사도 귀국하면 피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할 것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1997년 삼성의 대선자금 제공 및 기아자동차 인수 로비의혹 부분에 대한 수사에서 진상규명과 병행해 사법처리 가능성도 정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4일 밤 천용택 전 국정원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확보한 각종 메모지와 수첩 등을 분석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천 전 원장을 소환, 전 안기부 도청조직‘미림’팀장 공운영(구속)씨로부터 도청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회수한 과정과 국정원장재임 시절 불법 도청을 지시했는지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재미교포 박인회(구속)씨에게서 삼성 관련 도청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를 5일오후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기자가 박씨에게서 도청테이프 1개와 녹취보고서 3건을 입수한 경위와 통신 비밀보호법 위반 사실을 알면서 이를 보도한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이 기자의 신분이 조사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고 사법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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