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가수 윤복희가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입국했을 때, 여자가 수치스럽게 허벅지를 드러냈다며 계란 세례와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이에 앞서 54년 한국 영화 역사상 첫 키스 신으로 기록된 영화 ‘운명의 손’에서의 여주인공 남편은 영화 속의 5초 동안의 키스신을 보고는 감독을 고소했다. 소설을 영화화한 ‘자유 부인’도 불륜을 다룬 퇴폐 문화의 첨병이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지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싶을 정도다. 한낮 길거리에서 키스 나누기가 예사라면, 모텔에서 이른 아침 손을 잡고 나오는 젊은이들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도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다.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젊은이, 부모 몰래 동거하는 대학생, 동성끼리 나누는 사랑, 70대가 넘어서도 섹스를 즐기는 커플, 결혼하고도 혼인 신고를 안 하는 부부 등은 단골 메뉴다. 이제 그 같은 행동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바로 우리의 현실이니까.
미다스북스와 여성 포탈 사이트 젝시인러브가 공동으로 만든 ‘2010 젝시 보고서’에는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21세기 대한민국 남녀의 성과 사랑, 연애와 라이프 스타일, 취미와 결혼에 대한 세태 등이 담겨져 있다. 2001년부터 2005년 상반기까지 회원으로 가입한 20~30대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 근거한 것이다. 각종 설문에 응한 네티즌들의 솔직한 답변이다.
▦ 여성 40%, 머뭇거리는 남친에게 '너랑 자고싶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95%이상, 여성의 80% 이상이 혼전 성경험을 한다. 남성은 ‘군대 가기 전 술자리 후’ 첫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여성은 ‘사회 생활 하기 직전인 20대 초반’ 대부분 첫 경험을 한다.
남성은 30%이상이 ‘창녀촌에서 일하는 여성이나 한 순간의 실수’로, 여성의 50%는 ‘현재 애인이나 배우자’와 첫 경험을 했으며 30% 이상은 ‘과거의 남자 친구’와 첫 경험을 한다.
또 한국 남성의 30%, 여성의 15%는 ‘만난 지 1개월 안에 섹스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고 여성의 40%는 ‘사랑하는 상대가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면 솔직하게 “너랑 자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한다’고 전했다.
▦ 남녀 52%, '결혼 전제의 동거 찬성'
동거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느는 추세다. 남녀 52%가 ‘결혼 전제의 동거라면 OK’라고 답했다. 이들은 사랑에 시험 기간을 둔다는 것과 경제적인 부담을 줄인다는 것, 가족 끼리의 불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 등을 찬성의 이유로 들었다.
혼인 신고를 미루는 것도 새로운 추세. 성격에 이상은 없는지, 성생활에는 문제가 없는지, 시댁과 친정 부모와의 갈등은 없는지, 서로의 가치관이 일치하는지 따져 볼 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 남성 19%, 여성 14%, '지금도 외도하고 있다'
한국성의학연구소가 최근 우리나라 남녀의 외도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의 연령대가 바람 피울 가능성이 높다.
그 중 남성 40대의 외도는 ‘무능력’을 이유로 들었다. 스스로 무능력해짐에 따라 자괴감의 돌파구로 외도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40대 여성은 무능력한데다 외도까지 하는 남편으로부터의 돌파구로서 외도를 택한다.
여성의 30%와 남성의 28%가 ‘과거에 외도를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답한 반면 남성의 19%, 여성의 14%는 ‘지금도 외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 이별 에티켓, '술 먹고 전화하지마'
이 보고서에서는 이별 에티켓까지 일러준다. 술 먹고 전화하지 말 것, 울며불며 바짓가랑이 잡지 말 것, 냉큼 딴 사람 사귀지 말 것, 연락은 받아주되 연민은 금물, 험담이나 악담하지 말 것, 이별의 이유를 묻지 말 것, 추억까지 없애버리지 말 것 등이다.
이 외에도 여자의 눈물을 쏙 빼는 고백법과 고백에 거절 당한 후 뒤집는 방법 등 성공 연애법도 소개했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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