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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미아찾기 새 희망 '유전자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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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미아찾기 새 희망 '유전자DB'

입력
2005.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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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실종아동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오는 12월부터 ‘실종아동 보호ㆍ지원법’이 시행돼 실종아동에 관한 보호, 지원, 발견에 관한 효율적이며 체계적인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지만 좀더 일찍 이런 법이 마련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법에는 실종아동의 발견 및 부모 찾기와 관련된 하나의 방법론으로 DNA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단시일 내에 부모를 찾지 못하는 장기미아의 경우는 얼굴 모습의 변화, 기억의 소멸, 정보의 부재 등으로 부모를 찾을 확률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러나 유전물질 DNA에는 부모에 대한 정보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즉, 부모 각각으로부터 정확히 반씩 DNA를 물려받게 되어 실종아동의 DNA 프로필을 분석하여 이 프로필을 공유하는 부모를 검색함으로써 부모를 찾을 수 있다. 거의 100% 확실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실종아동을 위한 DNA 데이터베이스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 장기실종아동의 부모에게는 거의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다.

-늦었지만 법률 마련 반가워

이와 같은 DNA 데이터베이스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몇 가지 고려되고 준비하여야 할 사항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되는 정보의 안전성이 필요하다. 혈연 관계 확인을 위하여 사용되는 DNA 프로필 정보는 일반적으로 개인의 질병이나 성격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기본적으로 안전하다 하겠지만 분석된 DNA 프로필 정보가 가족 찾기 본래의 목적 외에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되는 DNA 프로필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하고 관련자의 인적사항과 DNA 프로필은 그 관리 주체를 서로 다르게 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둘째, 단순히 동일한 DNA 프로필을 검색하면 되는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의 경우와 비교하여, DNA 프로필을 반만 공유하는 부모를 찾는 데이터베이스는 분석의 기술이나 검색 알고리즘에 있어 난이도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편부나 편모가 아이를 찾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따라서 DNA 프로필을 분석하고 검색하는 기관은 정확성을 담보하는 분석기술과 검색 소프트웨어를 철저하게 준비하여야 한다.

셋째, 검색을 통하여 부모가 확인되는 경우에 아동과 해당 부모의 검체를 재채취하여 확인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어디까지나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부지중의 오류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넷째, 성급한 홍보나 성패 판단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실종아동 부모의 마음과 눈높이에서 성실하고도 꾸준히 추진함이 필요하다.

-개인정보 보호ㆍ부모 협력 필수

이번 법률의 시행으로 그 동안 가려져 있던 미인가 시설 수용 아동들의 DNA 데이터베이스 작업도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부모를 찾는 아동들은 충분한 숫자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리라고 본다.

데이터베이스 안에 부모와 해당 아동 양자의 DNA 프로필이 입력되어 있으면 반드시 찾을 수 있으므로 이 사업의 성패는 실종아동 부모들이 얼마나 적극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 너무 지쳐서, 혹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버린 죄책감으로 데이터베이스 입력을 꺼린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또한 입력된 자료가 많아질수록 부모를 찾는 케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므로 실종아동 부모 당사자나 국민들은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지켜봄이 필요하다 하겠다.

정부와 국민 모두의 관심 속에 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사업이 훌륭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환 대검찰청 유전자감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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