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현장 임무를 마치고 퇴역을 신고합니다.”
국내 최초의 인명구조용 소방헬기로 재난 현장을 누비던 ‘서울 005호’가 4일 김포공항 소방항공대 격납고에서 소방항공대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퇴역식을 갖는다.
서울 005호는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1980년 소방항공대를 발족하면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미국산 MD500 기종. 25년 동안이나 위험하고 거친 임무를 수행하느라 기체는 상처 투성이가 됐고, 낡은 기종이라 부품 공급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 005호는 재난 현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83년 중구 다동 롯데빌딩 화재현장에서는 5명의 인명을 구조했고, 84년 강동구 풍납동 수해와 90년 성내동 수해 현장에서는 무려 800여명을 구했다.
또 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 참사 현장에서는 공중 지휘통제를 맡았. 그간 각종 사건, 사고 현장에 3,091 차례나 투입됐고 방역ㆍ방제 활동도 1,512차례나 펼쳤다.
소방항공대 조광호(49) 조종사는 “005호기와 함께 위험한 지형을 다니며 악조건 속에서도 임무를 수행해왔다”며 “그동안의 활약상과 노고를 기리는 명예로운 퇴역식을 갖게 돼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퇴역식 후 서울 005호의 엔진은 분리해 매각하고 기체는 소방박물관이나 시민안전체험관에 보관, 전시할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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