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최지향기자의 씨네다이어리/ 촬영보다 힘든 장소섭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최지향기자의 씨네다이어리/ 촬영보다 힘든 장소섭외

입력
2005.08.03 00:00
0 0

최근 크랭크업한 영화 ‘오로라 공주’ 제작진이 촬영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가장 걱정한 부분은 쫓고 쫓기던 주인공들이 대치하는 장소로 설정된 대형 쓰레기 매립장의 촬영 장소 섭외였다.

단 하루라도 매립 작업이 중단될 경우 고약한 상황이 벌어지는 매립장의 특성상, 과연 어떤 매립장이 쉽게 촬영허가를 내 줄 것인가 고민이 깊었다.

다행히 청주의 한 쓰레기 매립장의 협조 덕에 촬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제작진은 촬영을 위해 쓰레기 더미를 헤집어 놓아야 했던 터라 매립장측에 대해 무척이나 미안한 마음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6개의 영상위원회가 있어 로케이션 촬영을 협조하고 있지만 영화 촬영에 필요한 장소를 섭외하는 일은 영화 제작진이 가장 골치 아파 하는 일 중 하나다.

때문에 갈등도 빚게 되는데, 지난달 13일 곽경택 감독은 부산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태풍’의 촬영을 위해 15~17일 해운대 해수욕장 앞길의 전면통제를 요청했으나 부산 영상위원회가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전에 광안대교 통제 요청이 무산된 것도 그렇고 영화촬영에 대한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류에 힘입어 촬영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관광 수입 증가, 나아가 고용 증대 효과가 있기에 적극적인 협조를 바라는 영화사측 의견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는 시기라 전면 통제는 어렵다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설명 역시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촬영 지원 업무를 보고 있는 각 기관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함부로 촬영 허가를 내어 줄 수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울 경찰청 관계자의 이야기는 이렇다. “전에 한 영화사에서는 경찰특공대 수영장을 찍겠다고 해서 모두 다 준비해 놓았더니 촬영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며 갑자기 일정을 취소한 적이 있다.

게다가 촬영 한 번씩 왔다 가면 수도요금이랑 전기요금도 만만찮다고 한다.” 또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장소인데, 약속한 촬영 시간을 늘 지키지 않아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영화 촬영 장소마다 촬영 허가비와 시설 파괴에 대비한 보증금을 내는 프랑스 파리 같은 식의 다소 삭막한 영화 촬영 지원 정책에도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예술을 위해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생각에도 문제가 있다. 모두에게 유익한 지점을 찾아야 할 때인 듯 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