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폭탄테러 이후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한국에 체류하는 이슬람계 노동자들이 ‘하왈라(Hawala)’로 불리는 불법 해외송금 시스템을 구축ㆍ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은 또 2004년 이후 한국으로 미국 위조 달러가 대거 유입돼, 그 유통 규모가 최대 1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3일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근 펴낸 2005년판 ‘국제 마약거래 규제전략 보고서(International Narcotics Control Strategy Report)’에서 “한국에는 3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중동 출신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이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한 하왈라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왈라는 서구식 은행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이슬람권에서 생겨난 비공식 사설 외환송금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의 ‘환치기’와 수법이 유사하다. 예컨대 파키스탄 노동자가 한국 하왈라 조직에 원화를 맡기면, 한국 조직과 연계된 파키스탄 하왈라 조직이 일정 수수료를 뗀 뒤 파키스탄 내 가족이나 단체에 돈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미국은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테러 자금이 하왈라를 통해 송금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 주요 동맹국에 대해 하왈라 조직의 실태파악과 단속을 요구해 왔다.
미국은 이같은 대외정책에 따라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 경찰이 지난해말 하왈라 조직과 연계된 브로커를 검거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그동안 하왈라를 방치해온 한국 FIU가 최근 이 조직에 대한 감시와 단속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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