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던 제4차 6자 회담은 북한의 반발로 막바지 진통을 거듭했다. 3일 오후 북한이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회담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이날 회담장 주변은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 속에 반전이 거듭됐다. 이목은 오후 3시의 수석대표회담에 집중됐다. 전날 회담 주재국인 중국인 마련한 최종 협상안인 4차 초안에 대해 북미가 어떤 태도를 취할 지가 초점이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협상타결에 대한 낙관적 기류가 팽배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수석대표는 오전 10시께 숙소를 떠나며 “(중국측 안은) 매우 좋은 안이며 최종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밤사이 워싱턴이 ‘OK’ 사인을 보낸 것이다.
전날 4차 초안에 대해 한국은 물론 일본, 러시아도 수용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것은 북한의 선택이었다. 회담장 안팎에선 북측이 그간 진지한 협상 자세를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북측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힐 대표도 “북한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다”며 북한의 결단을 기대했다.
하지만 오후로 접어들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오전부터 댜오위타이(釣魚臺) 회담장에 들어와 있던 각국 대표단이 회담이 열리기도 전인 2시30분 무렵 하나 둘 자리를 뜨는 장면이 목격됐다. 오전 11시 30분에 일찌감치 회담장을 나섰던 북한 대표단은 결국 오후 3시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평양’이 4차 초안에 대한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수석대표 회담이 지연되면서 6자 회담은 급격한 난기류에 휩싸였다. 회담 무산 뒤 이날 밤 늦게 댜오위타이(釣魚臺) 회담장에서 북미간 접촉이 이루지는 등 막판 조율이 시도됐으나 타협은 쉽지 않았다. 평양은 마지막 선택을 앞두고 숙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힐 대표는 회담 무산 뒤 숙소에서 “회담이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산고를 통해 결국은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뜻과, 회담결렬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 등 두 가지 의미로 들렸다
베이징=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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