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류정한 "노인역 어렵다고 하니 더 도전하고 싶던데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류정한 "노인역 어렵다고 하니 더 도전하고 싶던데요"

입력
2005.08.02 00:00
0 0

뮤지컬 배우 류정한(34)은 올 한해가 무척 바쁘고 힘들다. 그러나 그만큼 알차다. 1997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서 토니 역으로 데뷔한 지 8년. 두 작품에 출연한 세 해를 제외하고 1년에 딱 한 편에만 모습을 드러냈던 그가 ‘아가씨와 건달들’ ‘갓스펠’에 이어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돈키호테’(원제 Man of Lamancha)로 올해 벌써 세 번째 무대에 올랐다.

류정한이 예년과 달리 ‘무리수’를 두는 것은 1965년 미국에서 첫 공연되어 최고 뮤지컬상 작곡상 작사상 등 토니상 5개 부문을 거머쥔 ‘돈키호테’의 국내 초연 무대를 놓칠 수 없다는 욕심 때문이다.

그는 “이미 진이 다 빠졌다”면서도 폭염 속에서 한달 넘게 옷에 땀이 흥건히 배일 정도로 연습에 몰두했다. 미국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이 무대를 꾸미고, 강효성 이혜경 등 쟁쟁한 여자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도 그의 의욕을 부추겼다.

“‘갓스펠’ 끝나고 좀 쉬려 했는데… 다른 작품이었으면 출연 안 했을 거에요. 체력적으로 부담은 되지만 배우로서 놓칠 수 없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달콤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그가 노인 역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우려를 많이 했다.

“지킬 역과 마찬가지로 돈키호테는 저에게는 큰 도전입니다. 그러나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보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것을 더 하고 싶어요. 류정한이 저런 노인 연기도 해내는구나는 평가를 받으면 대만족입니다.”

벽안의 연출가가 부담이 될 만도 한데 그는 오히려 편안하기만 하다. 스완은 이미 지난해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을 함께 해 류정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배우 출신이라 섬세한 감정까지 이해하며 연기를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류정한은 세르반테스가 감옥 속에서 죄수들을 배우 삼아 돈키호테에 대한 즉흥극을 벌이는 극중극 형태의 이번 공연이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세르반테스가 살았던 당시의 스페인은 부조리가 가득한, 요즘과 너무 비슷한 세상이었어요. 돈키호테는 그런 세상에 열정적으로 부딪힌 사람이고요. 이번 무대는 진정한 정의와 용기와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끔 합니다.”

그는 돈키호테가 그저 무모한 미치광이가 아닌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것을 힘있는 연기로 보여주고자 한다. 그의 이름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 시킨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와 같은 작품으로 만들어낼 각오다.

“가을에 세 작품이나 출연 의뢰가 있었는데 모두 거절했습니다. ‘돈키호테’를 잘 마치고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는 것이 올해의 최종 목표입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무조건 쉴 겁니다.” 공연은 28일까지. (02)501-7888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