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의 상승세가 무섭다. 은행업종지수는 7월 한달 동안 15.08% 오르면서 주요 업종지수 중 두 번째 상승률을 보였다. 8월 들어서도 강세를 이어가면서 2일에는 업종지수 250선마저 돌파했다. 은행들의 2ㆍ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은행주가 이처럼 거침없이 상승행진을 지속하자 지금 은행주를 샀다가는 자칫 ‘상투’를 잡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은행주의 상승 여지가 아직도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일 주요 증권사들은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지주를 일제히 추천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375% 급증한 8,269억원이었다. 서울증권은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우리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1만3,000원에서 1만4,800원으로 13.8% 상향 조정했다. 대우와 현대증권도 ‘매수’ 의견을 냈다.
시중은행들의 평균 대손충당금 적립전 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우리금융은 오히려 13.4% 늘어 실질적인 수익성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주가가 1만3,000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데다 민영화 일정 등 긍정적 요인들이 남아있다는 점도 호재로 지적됐다.
메리츠증권은 국민은행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도 5만9,000원에서 6만1,500원으로 4.2% 올려 잡았다. 지난해 7월 3만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현재 5만4,800원으로 급등했지만, 앞으로도 상당폭의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순이익 9,099억원과 순이자마진(NIM) 개선, 부실채권 비율 및 연체율 하락 등 기대 이상의 상반기 실적이 매수 의견의 배경이다. 전년 말 대비 2.4% 감소한 여신액도 하반기 영업확대 전략이 본격 가동되면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굿모닝신한증권도 국민은행의 적정주가를 6만1,500원에서 6만6,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종증권은 하나은행을 8월의 투자대상 1순위 은행으로 지목했다. 은행업종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하반기로 예정된 지주사 출범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전 분야의 판매망을 갖추게 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데다, 지주사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굿모닝신한증권도 하나은행의 적정주가를 3만8,000원에서 4만2,5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전된데다가 내수 회복도 완만하게나마 이뤄지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의 위축과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불안요인과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하반기에도 은행주의 전반적인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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