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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밀항 살인범 익명제보로 전격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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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밀항 살인범 익명제보로 전격 체포

입력
2005.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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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수된 익명의 제보로 해외도피 중이던 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노점상을 하던 김모(38)씨는 1996년 6월께 부부싸움 끝에 가출한 부인을 찾으러 서울 마포구 중동의 처남 황모(39)씨 집을 찾았다. 하지만 평소 금전문제로 처가 식구와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처남댁이 “또 술을 마셨느냐”고 타박하자 홧김에 흉기로 처남댁을 찔러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김씨는 곧바로 남의 여권에 사진을 바꿔치기 하는 식으로 여권을 위조해 일본으로 출국한 뒤 ‘이00’란 이름으로 9년여간 불법체류 생활을 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김씨를 검거하기 위해 목격자와 주변인물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김씨의 행방은 묘연해지기만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일본의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한국인 동료들과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낚시를 하다 적발돼 조사를 받던 중 불법체류 사실이 들통나면서 김씨의 도피생활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낚시를 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게 화근(?)이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김씨가 살인용의자란 사실은 밝혀지지 않아 불법체류로 단순히 강제 추방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달 초 서울 모 경찰서 홈페이지에 익명의 인터넷 제보가 뜨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일본에 붙잡혀 있는 이00는 실제로는 경찰 수배 중인 김00’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곧바로 사진과 지문 등의 대조 작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씨가 범행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버티는데다 일본 정부도 살인용의자로 김씨의 신병을 인도하는 것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검거가 어려워졌다.

경찰은 고심 끝에 일본 정부가 강제 추방한 김씨를 나고야(名古屋)공항 한국국적기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기내에서 김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일 김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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