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을 앞둔 사람을 회사가 다시 인정해 주니 첫 입사 때보다 더 힘이 솟는 것 같습니다. 건설 현장에 있는 동안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을 지어보는 게 꿈입니다.”
경남 창원시에 건축중인 오피스텔 ‘더 시티세븐 자이’의 건설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GS건설 류병두(55) 소장은 최근 회사로부터 값진 선물을 받았다. GS건설은 올해부터 정년을 맞은 기술인력 가운데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우수 기술인력을 선발, 정년을 연장해주는 ‘기술명장제’를 도입했는데, 류 소장이 첫 수혜자로 낙점된 것이다.
동아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주택공사, GS건설에 이르기까지 30년간 건설현장을 누비며 그가 받은 타이틀은 ‘프로젝트 수행능력 기술 명장’. 특히 최근 용산 에클라트와 용산자이 등 초고층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수행해 현장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 받았다.
류 소장은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등의 서슬 퍼런 칼바람이 불면서 ‘사오정’(45세 정년)이나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남으면 도둑)란 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조적 유행어가 아닌 서글픈 현실이 돼버렸다”며 “정년까지 채운 것도 운이 좋은 편이지만 ‘기술명장 1호’라는 칭호까지 얻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 윗자리로 올라갈수록 ‘늙어서 한물 갔다’는 말만큼 섭섭한 소리가 없다”며 “기술명장이란 타이틀이 단지 정년을 늘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기술과 능력을 갖춘 선배임을 입증해 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기회가 닿는다면 우리나라에서 160층 규모의 최고층 빌딩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해 보고싶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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