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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내 아들 같은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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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내 아들 같은 젊은이들

입력
200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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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 장병들이 훈련 중 급류에 휩쓸린 전우를 구하기 위해 함께 강에 뛰어들었다가 네 명 모두 목숨을 잃었다. 그때 아내와 나는 백담사 만해마을에 가 있었다.

아내는 내게 우리 아들 같은 그 아이들의 이름을 알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만해마을에 있는 컴퓨터를 검색해 그 아이들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처음 물에 빠졌던 안학동 병장, 소용돌이 물 속에 그를 구하다가 자기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물에 뛰어든 박승규 중위, 강지원 병장, 김희철 일병.

아내는 오래도록 법당에 가 있다가 나왔다. 그곳 백담사 부근은 25년 전 내가 군대생활을 하던 곳이다. 비가 많이 오고 물이 불면 물살이 얼마나 거세며 또 위험한가를 이미 그 시절 그곳 소양강을 상류를 보며 알았다. 물이 불어 소용돌이치면 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자연의 위협을 느낀다.

그 물속에 동료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다시 세 명 더 생때같은 목숨을 잃었다.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이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길 위에서 들은 그 젊은 목숨들이 참으로 안타깝고 또 숭고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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