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돼지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인간 피해가 광둥(廣東)성을 거쳐 홍콩까지 확산되면서 제2의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태가 우려 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급기야 언론의 현장 접근을 막는 보도 통제를 시작한 것도 사스 창궐 때와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1일 현재 감염자 181명중 34명이 사망했으며 31명이 위독하다고 밝혔다. 쓰촨성 위생성도 이날 돼지 연쇄상구균이 처음 발병한 쯔양(資陽)을 비롯 네이장(內江)과 청두(成都), 쯔궁(自貢), 쑤이닝(遂寧), 루저우(瀘州), ?x양(緬陽), 더양(德陽), 이빈(宜賓) 등 9개시 28개 현으로까지 감염이 확산됐다고 밝혔다.
현재 5만 명의 보건 위생 담당 관리와 직원들이 파견된 쓰촨성은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6억1,800만 마리의 돼지 중 14%를 차지한 중국 최대 돈육 생산지이다. 광둥성에서도 지난달 30일 감염자가 발생, 당국이 시장과 냉동창고, 정육점 등을 일제 조사해 쓰촨성에서 반입된 냉동 및 생 돈육 156 톤을 압류했다. 이어 최근 홍콩에서도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돼지 연쇄상구균에 의한 전염병은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중 특히 발병속도가 빠르며 위험도도 높다. 발병 초기에 고열과 전신무력,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임상적으로는 패혈증형과 뇌막염형으로 분류된다. 돼지의 감염을 막는 백신은 있지만 사람용 백신은 개발돼 있지 않다.
중국 당국은 돼지고기 반출 통제, 방역 및 추적조사를 통해 확산 차단에 진력하고 있으나 커다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피해 양돈 농가들이 도살처분 등을 우려, 당국에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상 등 보고 유인책이 강구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보도통제가 정보공유를 막아 피해가 확산되는 측면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WHO측은 중국당국이 2003년초 사스 발생 때처럼 이번에도 초기에 감염경로를 철저하게 차단하지 못할 경우 피해가 국제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 내용파악에 나섰다.
장기적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백신투입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중국 위생부는 1일 광저우(廣州) 제약회사에서 제조한 160상자의 백신을 쓰촨성 성도 청두(成都)로 공수,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는 돼지 35만 마리에게 접종할 수 있는 물량으로 1,000만 마리 분량의 백신이 추가 제조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접종의 효과는 향후 4개월간 지속된다.
한편 대만 남부에서도 치사율이 40%에 달하는 사스보다 더 치명적인 열대성 질환 레이비쥐(類鼻疽.멜리오이도시스)로 6명이 숨지고 시베리아 지역에도 조류독감이 번지는 등 전세계적으로 괴질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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