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한항공기 괌 추락사고로 처가 일가족이 모두 사망하면서 1,000억여원의 처가 재산을 물려받아 화제가 됐던 김모(42) 한양대 의대 교수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배임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 교수가 대주주였던 에이스상호저축은행과 2003년 주식 매수계약을 했던 중견 택배회사 ㈜트라넷은 “김 교수가 외삼촌으로 알려진 이 은행 전 회장 김모(66)씨와 함께 주식 매도대금 30억원을 편취했다”며 “또 김 교수는 금융감독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 은행의 자산을 마음대로 처분해 최근 서울동부지검에 김 교수를 고소했다”고 1일 밝혔다.
㈜트라넷 관계자는 “이 은행 전 회장 김씨가 주식매매를 통한 지분 참여를 권유해 30억원을 주고 전체 주식의 12%에 해당하는 30여만 주를 받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김 교수 등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제3자인 원광인바이로텍이라는 회사에 이 은행 주식 전체를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97년 비행기 사고로 장인인 당시 인천 제일신용금고 회장과 자신의 부인 등 일가족 8명이 숨지면서 처가 재산 1,000억여원을 상속 받았다. 그러나 곧바로 처가 식구들로부터 유산 상속 관련 소송을 당했다.
2001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2003년에는 유족들과 합의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식 가압류 소송에 휘말렸다. 올 5월에는 처가 식구들이 상속 재산을 노리고 납치를 기도하기도 했다.
에이스은행은 제일신용금고가 이름을 바꾼 은행으로, 김 교수보다 먼저 ㈜트라넷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이 은행 전 회장 김씨는 국외로 출국해 기소중지 상태다.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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