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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풀브라이트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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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풀브라이트 장학금

입력
200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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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J. 윌리엄 풀브라이트(1905~1995)는 미국에선 외교통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아칸소 대학 총장이었던 그는 194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유엔의 모태가 된 국제평화유지기구 창설을 제안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45년 상원으로 진출한 뒤 74년 은퇴할 때까지 외교관계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미국의 대외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피그만 침공 결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베트남전 청문회를 주도했다. 50년대 매카시 선풍을 부른 미 상원의 매카시 소위원회 활동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상원의원이기도 했다.

△ 그 중 가장 뛰어난 그의 업적은 풀브라이트 장학금 창설이다. 46년 그가 앞장서 제정한 풀브라이트법은 미 정부의 잉여농산물 판매수입 등을 문화ㆍ교육의 국제교류에 사용토록 한 내용이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이 기금의 지원을 받아 미국의 문화와 학문을 배워갔다. 일부에서는 로마시대 식민지의 젊은이를 로마로 불러 교육시킨 것과 같은 친미파 양성 프로그램이라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한국 등 개발도상국의 인재 양성에 크게 기여한 사실은 부인키 어렵다. 이현재 조순 한승수 한승주 등 우리나라 수혜자도 1,000여명에 이른다.

△ 최근 미 의회가 추진중인 법안 가운데 한국의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 방식 변경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서울의 일류대 출신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고르게 선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국 사회가 다원화함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에게 미국의 문화와 학문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는 부시 2기 행정부가 적극 추진중인 대국민 외교(public diplomacy)의 일환이기도 하다.

△ 외국의 민간인들에게 자국의 문화와 가치를 적극 소개하려는 미국의 정책은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가 아시아 개발도상국내 지한파 엘리트 양성을 목표로 도입한 해외우수학생 유치 프로그램은 바람직한 시도다.

그러나 올 상반기 베트남 등 아시아 8개 개도국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석ㆍ박사 과정 모집에서 선발목표 인원의 50%에도 못 미쳤다니 아쉽다. 미국은 국무성 교육문화국을 중심으로 각국에 반관반민의 지부를 두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선발한다. 우리도 정부 부처간 보다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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