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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엿듣는 '에셜론'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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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엿듣는 '에셜론'의 실체

입력
200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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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을 계기로, 도ㆍ감청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각국 정보기관은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형태의 도ㆍ감청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주도하는 ‘에셜론(Echelon)’이 규모나 정보수집력에서 단연 압권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관여한 ‘에셜론’은 당초 공산권 감시가 그 목적이었으나 공산권이 붕괴한 오늘날까지도 살아 남아 지구 구석구석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감시하고 있다.

EBS는 3일 밤 10시 ‘시사다큐멘터리’ 시간에 이 가공할 ‘괴물’의 실체를 파헤친 ‘비밀은 없다: 통신감청망 에셜론’을 방송한다.

각국의 전직 정보기관 요원들과 ‘에셜론’을 추적 보도해온 언론인 등의 인터뷰를 토대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유럽에서 방송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풍부한 정보, 짜임새 있는 구성과 더불어 화면의 위, 아래를 공백 처리해 마치 엿보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하는 등 독특한 연출 기법도 눈에 띈다.

1988년 영국 언론인 던컨 캠벨의 추적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에셜론’은 120여 개 첩보위성을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이뤄지는 전화, 팩스, 이메일, 전보 등 모든 종류의 통신을 무차별 감청할 수 있다. 감시 대상에는 정치권과 기업은 물론, 사회단체, 일반 시민까지 포함돼있다.

전직 캐나다 통신보안국 요원은 “국제적십자사, 그린피스 등 평화적 단체, 국제사면위원회까지 감시했다. 대인지뢰 금지운동을 하던 다이애나 황태자비, 영국 여왕과 그 방문객, 교황과 교황이 만날 예정인 인물들도 감시 대상이었다”고 고백한다.

‘에셜론’은 또 ‘딕셔너리’라는 정보검색 시스템을 통해 ‘테러’ ‘암살’ 등 특정 단어가 포함된 통신을 골라낼 수 있으며, 특정인의 목소리가 담긴 통신을 감지해내는 음성추적 기능도 갖추고 있다.

‘에셜론’은 미국 NSA가 각국 정보기관이 감청한 정보를 모아 필요한 국가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결국 미국은 전세계를 감청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의 정보 의존을 유도해 독자적 첩보망을 갖지 못하게 하는 이득도 얻고 있는 것이다. 5개국 외에 미국을 도와 감청망에 참가한 나라들도 있는데, 한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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