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전화 못받으면 무능한 법조인?”
KBS 2TV ‘추적 60분’은 삼성그룹이 사회 지도층에 광범위하게 뻗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분석해 3일 오후 11시5분 ‘삼성공화국을 말한다’편을 통해 공개한다. 제작진은 6월부터 두 달간 삼성그룹과 관계를 맺고 있는 법조인, 관료, 언론인의 명단을 입수해 분석해 왔다. 이 프로젝트에는 참여연대도 함께 했다.
‘추적 60분’ 제작진과 참여연대가 공동으로 입수, 분석한 자료는 외부인력으로 삼성의 간부급 이상 지위에 오른 275명의 명단. 제작진은 “이들 275명의 인사 중 관계, 법조계, 언론계 출신 인사가 192명으로 대부분”이라며 “삼성을 포함한 기업들의 위법행위를 감시 감독해야하는 행정감독기구 출신과 검찰, 법원 등 사법기구 고위 공직자들의 삼성 행이 두드러진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법조계 인사 중 삼성 내에서 고문, 사외이사, 감사, 재단이사 등으로 자리를 잡은 사람은 59명.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지낸 이모씨, 서울지검 특수 1부장 출신 서모씨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재경부, 산업자원부, 금감원 등 출신으로 삼성과 취업 등으로 관계를 맺은 공직자들도 101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대 경제학부 김상조 교수는 ‘추적60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법조인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생겼다”면서 “그것은 삼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사람은 잘 나가는 판사, 검사, 변호사지만, 그 리스트 안에 들지 못할 경우 별 볼일 없는 법조인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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