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의 간판 전자업체들이 모든 생산제품에 대해 국제적으로 규제하는 유해물질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 우리나라가 ‘전자제품 유해물질 청정지역’이 될 전망이다.
전자업체들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유럽연합(EU)의 ‘특정 유해물질 사용금지 지침’(RoHS) 등 국제 환경규제에 대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31일 3,300여개 국내외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RoHS가 규제하고 있는 6대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에코파트너(Eco-Partner)’ 인증을 완료, 8월부터 모든 제품을 친환경제품으로 생산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이날 RoHS 시행 1년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전 제품에 RoHS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LG필립스LCD는 최근 전세계 액정화면(LCD) 업계 최초로 스웨덴 환경관리협회(SEMC)가 발행하는 ‘환경성적표지인증(EPD)’을 받았다. 또 삼성SDI는 5월에 RoHS의 6대 유해물질을 전 제품에서 제거하겠다는 ‘RoHS-Free’를 선포했다.
EU의 RoHS는 전기전자제품에 수은, 카드뮴, 납, 6가크롬, 브롬계 난연제(PBB, PBDE) 등 6대 물질의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EU는 이 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초부터 사업장별 환경기술 업무를 CS경영센터 제품환경기술팀으로 통합하고 600명의 전담인원을 투입, 국내외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친환경 지도 및 16만종에 달하는 부품의 유해물질 함유 여부 등을 평가해 ‘에코파트너’ 인증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RoHS 규제물질 사용금지를 EU뿐 아니라 전세계 수출품으로 확대 적용키로 했다. 또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폐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친환경 설계를 하는 ‘에코 디자인’, 친환경 원료및 부품만을 구매하는 ‘녹색구매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LG전자도 1월부터 친환경인증제(LGE Green Partnerships)를 도입, 협력업체에 대해 자사의 친환경 인증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또 2월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안전규격 인증기관인 미국 UL(Underwriters Laboratory)로부터 6대 유해물질의 정확한 성분 분석 능력을 인정받아 공식 ‘유해물질 분석 시험소’로 지정됐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협력회사가 유해물질 데이터를 등록, 제출할 수 있는 온라인 유해물질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유해물질관리 기준 및 친환경 규제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는 등 친환경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등도 RoHS와 같은 환경규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환경유해물질 제로’ 선언은 국제환경규제에 먼저 대비해 세계시장에 대한 우리제품의 환경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획기적인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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