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재개발 구역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인기 재개발 지역은 소형 지분이 평당 2,000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되는 등 정부의 8월말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예고에도 불구하고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은 성동구 금호동과 용산구 한남동 뉴타운 일대, 동작구 흑석동과 마포구 용강ㆍ상수동 일대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금호14구역은 조합측이 전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추진중인 데다 연내 사업승인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10평 미만의 다세대 지분이 평당 2,000만~2,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지분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가격이 높지만 사업 진척이 가시화하면서 매물이 들어가 거래는 없고 호가만 강세인 상태”라며 “사업승인 인가를 받으면 가격이 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흑석동 일대는 한강 조망권과 지하철 9호선 개통이라는 더블 호재로 주목받고 있는 곳. 현재 4ㆍ5ㆍ6구역이 재개발 추진위원회 설립 단계이거나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4구역은 대부분 가구에서 한강을 볼 수 있고, 5ㆍ6구역은 중층 이상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급상승으로 소형 지분이 평당 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는데 M공인 관계자는 “한강 조망보다는 오히려 지하철9호선 개통이라는 호재가 크게 작용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용강 2ㆍ3구역은 일부 고층 가구에서만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두 구역 모두 사업 초기(추진위 승인) 단계인데도 10평 미만이 평당 2,000만원을 넘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뉴타운 특별법’ 추진을 호재로 삼아 소형 지분의 경우 올 들어 평당 500만원 이상 오르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분가격은 10평대가 평당 2,500만원 안팎. 인근 보광 뉴타운 지역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최근 평당 3,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남 뉴타운은 2차 뉴타운 지역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늦지만 입지 여건이 좋아 가격이 높은 편”이라며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사업이 구체화하면 추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곳은 거품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은 향후 5~10년을 내다보는 장기 사업이어서 차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뉴타운 사업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곳이 많다”며 “재개발은 투자 수익은 높을 지 모르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수가 많은 만큼 주변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가며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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