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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계속되는 미군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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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계속되는 미군폭력

입력
2005.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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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7월을 ‘영광과 인권의 달’로 여긴다. 1776년 7월 4일 그들은 영국의 식민지 수탈에 항거해 독립을 쟁취했다. 자유와 평등, 인권의 가치를 만방에 떨쳤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그들의 7월을 ‘오욕과 폭력의 달’로 기록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로 그들의 ‘오욕과 폭력’은 이 달에 다섯 건에 이른다.

2일이 폭행의 시작이었다. 이날 자정께 경기 의정부시 대로에서 술 취한 미군이 맥주병을 휘둘러 조모(35)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15일 밤엔 미군 2명이 신호 대기중이던 택시에 그냥 올라타 택시기사와 시민을 이유없이 팼다. 16일 인천에선 만취한 미군이 호프집 종업원 2명을 폭행했다.

심지어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폭행을 가했다. 5일 서울 노상에서 난동을 부리던 한 미군은 출동한 경찰관을 마구 때렸다. 그들의 자녀들도 ‘오욕과 폭력’에 가담했다. 16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술 취한(?) 미군 자녀 3명이 지나던 버스에 이유없이 자신들이 들고 있던 술병을 던져 버스유리창을 깨부쉈다.

주한미군 지휘부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유감 표명을 해댔다. 아울러 장병 재교육 및 야간에 미군의 시내 출입을 제한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30일 새벽 또다시 만취한 미군 중사가 멀쩡한 행인을 두들겨 팼다.

한동안 잠복해 있던 시민들의 ‘반미 심기’가 자연스럽게 불거지고 있다. ‘군기 빠진 군대’라는 비난도 당연한 듯이 일고 있다. 나아가 불공정한 한미행정협정(SOFA)의 개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미군들은 늘 SOFA의 그늘에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말로만 재발방지와 교육을 떠들다간 그들이 자부하는 ‘영광과 인권’은 광대의 마스크로 전락할 것이다.

고찬유 사회부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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