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상파 TV가 3일 간격으로 잇달아 저질의 대형 사고를 냈다. KBS는 일일 시트콤에서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패륜의 며느리를 등장시켰다. 아들 역시 “어머니가 맞을 짓을 했다”고 맞장구를 쳐 시청자들의 거센 분노와 비난을 샀다.
MBC는 생방송 주말프로 ‘음악캠프’에서 출연자 두 명이 의도적으로 성기를 4초 정도 노출시킨 화면을 방송했다. 방송사상 초유의 외설적 사건으로,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KBS는 사과문 게재에 이어 프로그램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MBC 역시 공식사과하고 출연자 고발과 함께 프로중단을 결정했다. 방송위원회도 두 프로에 서둘러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으나, 이 충격적 사건들은 일차적으로 거대 방송사의 기강 해이를 드러내는 예다. 물론 인간 사회에는 패륜과 부도덕, 외설행위가 존재한다.
시트콤은 실제 사건을 모델로 제작됐고, 무대에서 알몸으로 뛰어다닌 밴드는 공연이 신나도록 평소 클럽에서 하던 대로 자유롭게 공연한 것이라고 한다.
사회의 이런 시각지대가 밝아져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으나, 방송사들이 극단적ㆍ자극적 현실을 여과 없이 방영할 경우, 사회에 악영향을 증폭 시킨다.
방송심의규정에는 ‘국민의 윤리의식과 건전한 정서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패륜과 외설이 걸러지지 않고 방영된 것은 두 방송사 내에서 윤리의식이 망각될 정도로 방송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저질 방송의 동기가 광고를 많이 유치하기 위한 방송사 간 시청률 경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두 방송사가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방송의 공영성’을 또 한번 웃음거리로 만든, 부끄러워해야 할 사건이다. 방송사들은 수신료 인상이나 중간광고 허용 등을 요구하기 전에 해이해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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