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궁지 몰린 '안보리 외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궁지 몰린 '안보리 외교'

입력
2005.07.29 00:00
0 0

일본 독일 브라질 인도(G4)가 제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확대 결의안의 7월 채택이 물 건너 가는 등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렇게 되자 일본 국내에서는 정부의 외교 방식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아프리카연합(AU)과 안보리 확대에 관한 단일안을 도출해 7월 안에 채택하고, 9월 신 상임이사국 선출 투표를 통해 상임이사국에 등극한다는 그림을 그렸었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강력한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지만, “표 대결에서 승리하면 거부권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가느다란 희망을 품고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일본의 이 같은 전략은 결국 실패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다루기 쉬울 것으로 판단했던 AU측이 8월 초 AU 정상회담을 이유로 합의안 도출을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유엔이 8월부터 휴가철로 접어든다는 점, 단일안에 대한 AU 내 의견수렴도 만만치 않다는 점, 또 미국이 드러내 놓고 적극적인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일안 도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단일안 도출없는 표결은 곧 G4측의 패배를 의미한다.

게다가 믿었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도 일본의 AU 치중 외교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태도 변화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일본 외교가 총체적 위기에 빠지자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외무성 장관이 비판의 표적으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그가 복잡한 내부 사정을 안고 있는 AU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 중요한 시기의 판단도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참석 예정이었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불참한 채 AU와의 단일안 교섭에 치중했지만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 됐다.

일본의 잘못된 외교 행태 자체에 대한 근본적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비원인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한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불화를 자초한 것은 외교 전략상 있을 수 없는 실책이라는 것이다.

마치무라 장관은 27일 유엔 기자단과의 회견에서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지 못하면 유엔 분담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협박성’발언이야 말로 일본의 희망을 좌절시키는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것이 국제 외교가의 지적이다.

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