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도시’의 대명사였던 대구가 오명(?)을 벗고 있는 반면 밀양과 전주를 비롯해, 영천 합천 영월 등 전국의 크고 작은 내륙도시들이 새로운 폭염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1942년 8월 1일 40도를 기록, 기상관측 후 최고기온을 보였던 대구는 95년까지 전국 최고기온을 5차례나 기록했다. 하지만 96년부터 도심에 836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녹지공간을 138.5㎢로 늘리는 등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펼치면서 최고기온을 낮추기 시작했다.
대구의 올해 최고기온은 지난달 24일의 36.2도로 37도를 보인 경북 영천보다 낮았다. 열대야 현상도 8일로 포항의 9일보다 적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만 부으면 대구탕이 된다는 찜통도시의 오명을 벗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찜통도시 조짐을 보이는 다른 도시들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33.7도로 전국 최고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는 지난해 1월 밀양기상관측소 옆 도로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되고 인근에 대형마트 두 곳이 문을 열면서 백엽상 온도계에 영향을 주어 기온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 기상관측소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지방기상청은 “수십년간 관측해온 기상자료의 가치가 사라지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어렵다”며 백엽상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도 71년부터 2000년까지 30년간 7월 평균기온이 25.8도로 대구(25.7도)보다 0.1도 높게 나타났고, 2001∼2004년 7, 8월 평균기온 25.83도로 대구(25.82도)보다 앞서면서 찜통도시의 오명을 안게 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서부신시가지 등 개발로 녹지공간이 줄고 시 외곽의 고층아파트 때문에 바람길이 차단돼 도시가 더워지고 있다”며 “내년까지 나무 200만그루 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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