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회담이 사흘째로 접어든 28일 참가국들의 시선은 이날 오전 3시간 가까이 이루어진 북미접촉에 쏠렸다. 사실상 회담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어떤 타협을 이루어내느냐가 회담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오전 9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북한과 미국 대표단을 태운 차량들이 들어가는게 목격되면서 양자접촉 사실이 알려졌다. 당초 오전에 각국 수석대표와 2~3명의 대표들이 각각 참가하는 수석대표자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미 양자접촉이 갑자기 이뤄지면서 수석대표자 회의도 29일로 연기됐다.
북미 접촉이 2시간 이상을 넘기자 회담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고조됐고 엇갈린 전망이 쏟아졌다. 우리측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컵에 물이 차오를 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북미 접촉은 낮 12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이 마련한 오찬 직전에야 끝났다. 오찬 전 접견실 한 쪽에선 송 차관보가 손짓을 섞어가며 김계관 수석대표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김 대표가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각국 대표들은 오찬 장소인 ‘釣魚臺’가 ‘낚시터’를 뜻함을 빗대 “이번에 대어를 낚자”며 분위기를 돋웠다. 오찬 뒤 한국과 미국 대표단도 따로 1시간 동안 만나 북미 접촉결과를 점검하며 입장차를 조율했다.
각국은 이후 공식 일정 없이 숙소에 머물며 ‘히든 카드’를 점검해 일견 ‘폭풍 전야’를 방불케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접촉이 상호 비방 없이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져 양측이 모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도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어 양측이 내일 다시 만날 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수석대표는 “30일 모스크바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대표단 일부는 남아있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다음주 월요일께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 차관보도 “볼트와 너트 모두 테이블에 마련돼 잘 끼워 맞출 수 있지만 일부는 공장(본국)으로 보내봐야 하는 것도 있다”며 “오늘 내일 결론이 나올 것은 아니다”고 말해 회담이 다음주로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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