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인터넷에 올린 글이 또 한 차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 글에는 6ㆍ25 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며, 생명을 박탈당한 약 400만 명에게 미국은 생명의 은인이 아니라 생명을 앗아간 원수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또한 맥아더는 전쟁영웅이 아니라 전쟁광이자 민간인 학살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획일적인 역사해석은 학문발전을 저해하며 학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지라도, 그 주장은 편협하고 극단적이며 사실(史實)과도 멀어 보인다. 그가 사회적 배경이 크게 다른 6ㆍ25전쟁을 후삼국시대 견훤과 궁예, 왕건의 삼한통일전쟁에 비견한 것부터 무리가 있다.
6ㆍ25전쟁은 옛날 민족통합전쟁도 아니고 계급갈등에서 비롯된 내전도 아니라, 북한 중국 소련이 공모하여 일으킨 남한 적화를 겨냥한 전쟁이었다는 견해가 국제적으로 인정되어 있다.
6ㆍ25 원인에 독자적 해석을 시도한 것은 학문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이라 하더라도, 강 교수의 학문적 태도는 보다 보편적ㆍ객관적ㆍ개방적이어야 한다. 2001년 친북적 글로 한 차례 논란을 야기했던 그는 적화통일도 허용하는 통일지상주의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왜곡된 발언이 통일에도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은 지금의 궁핍한 북한 현실이 웅변하고 있다.
강 교수는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지 않는 것은 인류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그의 글이 맥아더 동상 철거 반대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 동상에 충분한 역사성이 있으며, 미학적 측면에서도 조형적으로 우수한 현대 조각이라는 점을 부연하고 싶다.
강 교수의 발언은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독선적이고 무모하다, 그러나 그의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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