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파업이 29일 13일째로 접어들었으나 노사가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2~3일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노사의 협상력 부재는 물론 감정싸움마저 겹쳐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29일 청주 모 호텔에서 교섭을 재개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쟁점
조종사노조는 4일 최종안을 제시한 이후 별도 수정안 없이 ▦정년 만 58세로 연장 ▦조종사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원 3명 의결권 부여 등 핵심 요구 항목 13개를 사측이 수용하면 나머지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또 사고로 강등된 부기장에게 승격 기회 부여, 외국인 조종사 채용 동결 및 신규 채용시 노사 협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13개 쟁점조항을 노조 요구대로 수용하고 인사ㆍ경영권 침해조항이 다수 포함된 나머지를 일괄 타결하자는 노조측 요구는 모든 것을 갖겠다는 발상”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측은 “블랙박스 열람 제한, 사고로 강등된 부기장에 승격기회 부여 등 인사ㆍ경영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결항 및 피해
조종사 파업 이후 29일까지 결항편수는 국내선 1,049편, 화물 노선 62편, 국제선 31편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이 회사 거래처인 여행ㆍ화물업계의 매출 및 기타 손실은 17일 파업 이후 열흘간 880억원(국내선 180억ㆍ국제선 160억ㆍ화물 540억원)으로 잠정집계 됐으며, 이와 별도로 27일부터 이달 말까지 예상손실은 990억원(국내 130억ㆍ국제 440억원ㆍ화물 4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측은 또 금전적 손실 외에 기존 거래업체인 여행사나 화물대리점의 계약 파기에 따른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업 이후 신인도 추락에 따른 무형의 피해액을 감안할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 손실이 예상된다.
전망
노사는 28일부터 집중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양측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특별한 양보안을 내놓지 않는 한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개입 의지를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국민생활에 큰 불편을 끼치고,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다고 판단, 긴급조정권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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