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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박 "YS측·박지원을 안다" 정치권과 '끈'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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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박 "YS측·박지원을 안다" 정치권과 '끈' 과시

입력
200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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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파일’을 입수해 세상에 알린 제보자인 재미동포 윌리엄 박(58ㆍ한국명 박인회)씨의 행적이 하나 둘 드러나고있다. 박씨는 정권의 최고위층과 국가정보원 직원들, 삼성그룹과 언론사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 뉴욕에서 큰 잡화상을 운영하며 재력가로 발돋움한 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한때 민주화 운동을 같이 한 이력으로 YS(김영삼 전 대통령)측과 가까운 사이”라고 말하며 해외정치특보를 자처했고, 이 당시 뉴욕한인회 회장 겸 미주지역 한인회 총연합회장이던 박지원 전 장관과도 자연스레 알게 돼 교분을 쌓아갔다.

이렇게 정치권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온 박씨는 1999년 전 국정원 직원 임모(58)씨를 먼저 알게된 뒤 이어 임씨 소개로 안기부 전 미림팀장 공운영(58)씨를 만나게 된다. 임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씨가 삼성그룹 임원을 소개시켜 달라고 해 당시 정권 실세(박지원 장관을 지칭)를 잘 알고 있다는 박씨와 만나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후 공씨의 자술서 내용대로 박씨는 공씨에게 삼성관련 문건 등을 건네 받아 삼성그룹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을 찾아갔고 이 본부장에게 김모 이사를 소개받았다.

여기서 박씨는 김모 이사에게 “안기부를 그만둔 직원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삼성 측이 일언지하에 거절해 이때부터 박씨는 삼성에 대한 악감정을 갖게 됐다. 박씨는 이어 박지원 전 장관을 이때 만나 녹취록 등을 보여주며 안기부 전 직원들의 이야기를 꺼냈고 박 전 장관에게 “고맙다”는 말은 들었으나 별다른 후속 대가는 받지 못했다.

이듬해인 2000년 박씨는 테이프와 녹취록 등을 공씨에게 반납한 뒤 도미한 이후 사업에만 전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2년 대선 때는 정몽준 후보 후원회에 참여하는 등 정치권과의 ‘끈’만큼은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박씨는 미국에서 MBC기자를 만났다. 녹취록을 요구하는 기자에게 박씨는 “한국의 서울 집에 있다”고 해 함께 귀국, 자신이 갖고 있던 해당 문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박씨는 “먼저 MBC 측에게 이 내용을 기사화할 수 있냐고 물어본 뒤 스스로 건네줬을 뿐 국익을 위한다는 생각이었지 돈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다시 귀국한 박씨는 삼성 측과 MBC 측을 다시 접촉했으나 바라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귀국 후 일주일 여 만에 언론에 도청 문건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가 정치권과의 교분을 과시하며 가까워지려던 노력이 결국은 도청자료 유출에 대한 주범으로 자신을 옭아매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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