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리틀 라스베이거스’, 마카오의 낮이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마카오는 침침한 뒷골목에서 갱들이 활약하는 어둠의 도시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많은 것들을 잃어 버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마카오 재발견에서 단단히 한몫한다. 에어마카오에서 2004년 7월 이래 하루 한 차례(오전 8시) 마카오 직항편을 운항하면서 한국인 관광객도 확실히 늘었다. 성수기인 28일부터 8월 1일까지는 아예 매진 사례다.
400년간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가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된 마카오는 최신식 빌딩의 진열장으로 거듭났다. 중국 공안에 의해 갱들이 모두 소탕되자, 각국의 투자자들은 앞을 다퉈 거기에다 카지노를 지었다. 타이파와 콜로안 섬 근처 매립지에 카지노와 호텔을 세우기 위한 공사는 지금도 한창일 정도다.
시내 중심가에는 지난해 문을 연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카지노 샌즈(Sands)와 마카오에 처음 지어진 리스보아(Lisboa) 등 크고 작은 카지노 19개가 늘어서 있다.
역시 카지노는 어둑어둑해지니 제 멋을 발했다. 형형색색의 현란한 불빛의 슬럿 머신들은 도박의 도자도 모르는 여행객까지 자극했다.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대낮처럼 북적거렸다.
마카오하면 카지노? 카지노가 마카오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하지만 카지노만이 마카오에서 할 수 있는 전부 일 것이라는 예상은 오산.
마카오에는 곳곳에 거대한 문화 유적이 살아 숨쉬고 있다.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세워진 유럽식 성당이나 사원들이 중국의 전통 사찰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세나도 광장(Leal Senado Square)이나 그 유명한 성 바울 성당 유적(Ruins of St. Paul), 몬테 요새 등 22개의 유적지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그 덕이 아닐까.
시내 한복판에 있는 세나도 광장은 쭉 늘어선 점포들과 빽빽한 사람들로 명동을 방불케 했다. 포르투갈의 유명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모자이크 바닥 타일은 물결 모양이었고 양 옆에 유럽풍의 화려한 건물들과 분수대까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7세기에 지어졌다는 성 바울 성당은 1835년 성당과 인접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정면과 계단, 일부 벽 및 지하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실됐다. 다행히 석조로 만든 앞부분만 그대로 남아있어 볼수록 신기했다.
카모에스 공원에는 성바울 성당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한국에서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있다. 도포에 갓을 쓰고 있는 동상에는 한국의 카톨릭 신자들이 꽃을 놓고 가기도 한단다. 이 밖에도 각종 성당, 교회 등 유럽식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마카오에는 박물관을 따로 지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살아 있는 박물관이 많다. 단, 경주형 차를 진열해 놓은 그랑프리 박물관이나 1,100여종의 와인이 전시된 와인 박물관 등은 의도적으로 건립됐지만. 해양 박물관은 정박중인 배의 모습이고, 마카오 박물관은 몬테 요새의 기반석 위에 세워졌다.
또 타이파 주거박물관은 타이파에 복원된 주택들이며 전당포 박물관 ‘탁셍온’은 1917년부터 최근까지 전당포로 사용된 요새안에 있다. 전형적인 중국 전당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곳은 중일전쟁(1937년~45년) 기간에 전성기를 맞다가 금융업이 발달한 1970~80년대 이르러 쇠퇴하기 시작했다. 전당포로서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이제 그 자체가 보물이 된 셈이다.
섬과 반도를 잇는 긴 다리를 지나는데 338m에 달하는 길쭉한 마카오 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둘 다 한국의 현대건설에서 만들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다시 한 번 눈이 간다.
마카오 타워 61층 전망대에는 보호대조차 없는 타워 외각을 안전띠만 매고 한바퀴 돌아 보는 스카이 워크와 안전띠만 매고 뛰어내리는 번지 점프 등 다양한 놀이 시설이 준비돼 젊은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발을 헛디디지는 않을까, 안전띠가 끊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사람들은 아예 관심밖인 듯 했다. 삼각주와 마카오의 전경을 61층에서 거침없이 내려다 볼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모험을 걸만 하다는 배짱일까.
이 정도 둘러 봤으면 차로 50분이면 갈수 있는 주하이에서 하루 정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 마카오 반도 북쪽의 공베이 출입국장이나 횡금도에 있는 헝친 출입국장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나 가 볼만 하다.
두문 어(御)온천과 지족락(知足樂) 발 마사지 업소는 꼭 들르자. 어온천은 일본식 노천 온천탕으로 30여 개의 테마탕으로 돼 있고 고급스런 분위기다. 발 마사지는 40분의 전문 마사지에 5,000원정도, 며칠간의 여행으로 누적된 피로까지 싹 풀고 돌아올 수 있다.
마카오=조윤정기자 yjcho@hk.co.kr
■ 여행수첩
에어마카오에서 하루 1회 마카오 직항편 운항. 목요일과 일요일은 부산에서, 나머지는 인천에서 출발해 3시간30분이면 도착한다. 마카오는 무비자, 주하이까지 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발급하는 데는 5일 걸리고 비용은 4만원. 자유여행사는 마카오, 주하이 3일 상품을 54만 9,000원에 판매중이다. 자유여행사 (02)3455-8888, 마카오 관광청 (02)778-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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