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100선을 넘어가면서 증시에서 인수ㆍ합병(M&A) 관련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전날 S&P가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하면서, M&A로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가가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28일 증시에서는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SK텔레콤 등이 전날 현대오토넷 쌍용 등에서 시작된 주가 오름세를 이어 받았다. 이들은 각기 성격은 다르지만 M&A재료를 갖고 있는 종목들이다.
M&A 테마는 27일 오전 현대오토넷으로부터 시작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이날 오전 10시 현대오토넷을 현대차ㆍ지멘스 자동차부품사업부(VDO)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안을 승인했고, 이후 이 회사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대우건설도 자산관리공사가 시티그룹ㆍ삼성증권과 매각 주간사 협약을 체결,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크게 올랐다. 현대오토넷은 28일 소폭 하락했고, 대우건설은 상승했다.
28일에는 M&A테마가 통신업종으로 흘러들었다. SK텔레콤과 데이콤이 공동으로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나로텔레콤 주가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워 마감 무렵에는 상한가(2,820원)까지 치솟았다. M&A 이슈가 하루 먼저 반영된 데이콤도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8일에도 700원이 오른 1만2,450원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현대증권은 “최근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비공식 회동으로, 데이콤이 SK텔레콤과 공조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통신시장 구조조정 이슈가 재부각되면서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이 상승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MA&테마 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매각이 이어지고 현대건설 우리금융 LG카드 등의 대형 매물도 잇따라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물로 나올 해당 기업의 주가는 물론이고 관련 기업 지분을 보유한 금융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지난해말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령 개정에 따라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설립이 가능해진 점도 M&A 활성화와 관련 테마 형성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M&A 테마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급등으로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눈에 띄는 ‘M&A 테마’로 몰리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 기업들의 상황과 펀더멘털이 모두 다른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을 같은 테마로 묶어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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