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7일 안기부 문건인 ‘X파일’과 관련, “정치자금 문제가 자꾸 언론에 오르내리면 기업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검찰은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가진 전경련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1997년 대선 당시는 정치적 상황이 지금과 크게 달랐고 삼성은 대표 기업이라는 이유로 정치자금도 많이 내라는 압력을 받아 곤혹을 치렀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청은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한 범죄 행위인 만큼 사라져야 한다”며 “검찰 수사가 빨리 진행돼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은 물론 벌을 주어야 하는 사안이라도 하루 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최근 제기된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의 비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여부를 떠나 과거에는 비자금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불행한 시대였는데 그렇지 않은 시대가 빨리 왔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두산의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는 “박 회장이 전화를 걸어 와 ‘가족의 뜻에 따르라’, ‘빨리 수습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며 “두산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만큼 박용오 전 회장과 박 회장의 화해를 주선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당초 이날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가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하려다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자금 기부 기업인에 대한 사면과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건의할 계획이었으나 ‘X파일’사건 등으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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