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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후임 올때까지 뒷마무리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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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후임 올때까지 뒷마무리 최선"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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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주미 대사는 26일 “후임 대사가 올 때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뒷마무리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한 뒤 출근하지 않았던 홍 대사는 이날 굳은 표정으로 대사관 문을 들어선 후 곧바로 대사관 간부들과 직무실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

홍 대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폭제가 됐으면 이번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홍 대사는 “이번 일로 많은 국민들이 가슴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상처 받은 분들에게 용서를 구할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홍 대사는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간단한 문답을 가졌다.

-서울서 관심이 많은데.

“서울서 다 발표를 해서 이 시점에 따로 할 말이 없다. 조용한 때 얘기하자. 서울이 시끄러우니 여러 가지로 정리가 돼야지 않겠는가.”

-심경은.

“뭐 담담하지. 얼굴이 좋아 보이지 않는가. 여러분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다. 나중에 기회 만들어 따로 얘기하자.”

-어제 아프셨다고 했는데 몸은 괜찮은가

“잘 잤다.”

-대사직을 당분간 수행하는 것인가.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 해야죠. 후임이 올 때까지 아그레망(대사 파견 상대국의 동의)도 받아야 하고 6자 회담도 열리고 있고 하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뒷마무리 잘 하겠다.”

-사의 표명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나중에 긴 얘기하자.”

25일 홍 대사는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관저에서 칩거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결근이나 일정 변경을 생각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월요 정례 직원회의 시간을 넘기고서야 오후에 출근하겠다는 뜻을 비서관을 통해 알렸고 이날 오후 5시 30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예정된 한미친선우호회의 만찬 연설 일정은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대사관측은 홍 대사가 몸이 안 좋아 행사 참석이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알렸다. 오후 늦게는 26일 뉴욕에서 예정된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아시아 소사이어티 공동 초청 오찬 연설까지 연기했다. 홍 대사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이 때부터였다.

홍 대사는 안기부 X파일이 터진 직후 사퇴 압력이 거세지자 사의 표명 시기를 저울질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무엇보다 홍 대사는 6자 회담이 열리는 와중에서 사퇴를 표명해야 한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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