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과의 처절한 갈등, 파렴치한 불륜, 엽기적인 고부간의 힘겨루기 같은 단골 소재들이 지상파 3사의 아침드라마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KBS 1TV는 아침 시간대에 수년째 ‘인생화보’로 대표되는 시대극을 일관성 있게 편성하고 있고, 2TV는 불임과 고부갈등을 다룬 ‘용서’ 종영 이후 아침드라마를 편성하지 않고 있다. 불륜 드라마를 잇따라 만들어 온 SBS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성공담을 그린 탤런트 김미숙 주연의 ‘여왕의 조건’을 방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년 전부터 원작소설을 극화한 일일 드라마를 제작해온 MBC는 ‘김약국의 딸들’ 후속으로 8월1일부터 새 아침 일일드라마 ‘자매바다’(연출 임화민ㆍ김근홍)를 방영한다. 불륜과 고부갈등의 소재에서 벗어나 1950년대를 배경으로 가난 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형제의 강’ ‘덕이’ 등의 시대극으로 잘 알려진 원로 드라마 작가이자, 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이희우씨가 집필을 맡았다.
‘자매바다’ 제작진은 또 아침드라마 단골 출연진 대신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언니 정희 역은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젊은 시절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역할을 소화한 고민정이 맡았다. 또 동생 춘희 역은 ‘한강수타령’에 출연한 신인 이윤지가, 푸줏간집 아들로 훗날 정치깡패가 되지만 두 자매를 줄곧 보살펴주는 충근 역은 탤런트 김승현이 맡았다.
이 같은 아침드라마의 탈 불륜화 현상에 대해 MBC 이은규 드라마 국장은 “불륜이나 고부간의 갈등을 다루면 무조건 시청률이 나온다는 생각은 이미 방송가에서 사라졌다”며 “인생과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깊이 있는, 드라마가 오히려 더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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