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아니라 투쟁이다.’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최근 9ㆍ11 이후 줄곧 사용해 오던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에서 ‘전쟁(war)’대신 ‘투쟁(struggle)’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고위 관리의 각종 연설과 기자회견 등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투쟁이라는 용어는 9ㆍ11 이후 처음으로 테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달라진 인식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26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런던 테러를 전후로 알 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과의 싸움에서 군사작전 못지 않게 이념적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25일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전쟁이라고 하면 해결책으로 군인을 떠올리기 때문에 ‘대 테러 전쟁’이라는 용어 사용에 반대한다”며 “테러는 극렬주의자들이 저지란다는 점에서 이들의 위협은 ‘폭력적 극렬주의’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이 대 테러 임무에 깊숙이 개입돼 있으나 앞으로는 미국 및 국제사회가 갖고 있는 모든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군사적인 것보다 더 외교적이고 더 경제적이고 더 정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앞서 22일 번 클라크 해군 참모총장 퇴임식 연설에서 “자유의 적, 문명의 적에 대한 세계적인 투쟁”이라는 새 용어를 사용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은 뉴욕 타임스와의 전화회견에서 “단순한 군사적 전쟁 이상으로, 더 넓은 것이며 극렬주의에 대한 전 세계적인 투쟁”이라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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