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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종적 감춘 'X파일' 실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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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종적 감춘 'X파일' 실세들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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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파일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많다. 불법 대선자금을 거래한 대선주자나 삼성, 그리고 중앙일보 사주 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다른 파일이 공개되면 다른 언론사 사주들도 온전할 줄 아느냐는 협박도 나돈다. 정치권력의 도청정보 재가공 의혹도 뒤따르고 있다.

이런 의혹, 저런 잘못들은 이제 검찰 수사든 특검이든 절차를 밟아 조사해 밝혀내면 된다. 이 과정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될 대목이 있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무엇보다 사건의 열쇠를 쥔 인사들이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건이 터진 뒤 일주일이 다 돼가지만 그런 사람은 없다. 켕기는 게 많은 지 당사자들은 침묵하거나 종적을 감췄다.

미림팀 운영에 연루된 김현철씨,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YS정부의 실세들은 물론 오정소 전 국정원 1차장 등 당시 국정원 관계자들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DJ 정부 때 정권에 불리한 정보 때문에 미림팀 실무자들과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천용택 전 국정원장 등도 재빨리 몸을 숨겼다.

기자들이 며칠째 이들의 집 앞을 지키고 있지만 어디로 갔는지 오리무중이다.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도, 반성도 없고 오로지 태풍만 피하면 된다는 면피주의만 보인다.

그 사이 X파일 파문도 진실 규명은 뒷전으로 밀린 채 이해 당사자들의 이전투구로 얼룩지고 있다. 처음 반성하는듯한 분위기가 있더니 지금은 “나만 잘못했냐”는 변명과 상대에 대한 비난만 난무한다. 일말의 책임감이나 죄책감이 있다면 이제 관련자들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 손바닥으로는 하늘이 가려지지 않는다.

이동국 정치부 차장대우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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