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각)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3회초. 시카고의 선발 그레그 매덕스(39)가 오마 비스켈을 5구 만에 스탠딩삼진으로 돌려세우자 내야진들이 모두 마운드로 몰려들었다. 비 때문에 2시간 40분이나 경기가 늦어졌지만 대기록 달성을 지켜보기 위해 끝까지 스탠드를 가득 메운 홈팬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제구력의 마술사’ 매덕스가 데뷔 20년 만에 개인 통산 3,000탈삼진의 금자탑을 완성시키는 순간이었다.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15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87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의 내공으로 쌓아 올린 공든 탑이다.
놀란 라이언(5,714삼진)과 로저 클레멘스(휴스턴ㆍ4,440삼진)에 이은 메이저리그 사상 13번째 ‘3,000탈삼진클럽’ 가입. 매덕스(통산 313승)는 또 역대 9번째이자 현역으로는 클레멘스에 이어 2번째 300승-3,000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쁨도 맛봤다. 매덕스의 탈삼진 기록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볼넷 숫자.
볼빠르기가 140km 초반 대에 불과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의 모서리를 파고드는 면도날 같은 제구력으로 매덕스는 통산 894개의 볼넷만을 허용, 3,000탈삼진클럽 가입 투수 중 단연 최저 수준을 자랑한다. 이날 8이닝 동안 산발 8안타 3삼진으로 2실점으로 호투한 매덕스는 올 시즌 8승7패를 기록 중이다.
한편 ‘빅 유닛’ 랜디 존슨(뉴욕 양키스ㆍ4,303삼진, 1,331볼넷)은 41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탈삼진쇼를 펼치면서 시즌 11승째를 달성했다. 존슨은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동안 안타는 단 2개만 내주고 삼진은 11개를 솎아내면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