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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험수위 이른 은행원의 도덕적 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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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험수위 이른 은행원의 도덕적 해이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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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들의 횡령사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동창 사이인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직원이 공모해 850억원 어치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위조해 유통시키다 도주한 사건이 26일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4월에는 조흥은행 대리가 공금 4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고, 비슷한 시기 외환은행 과장이 22억원을 주식투자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금융사고 가운데 횡령이나 유용은 380건으로 전년대비 14.8% 늘었으며, 금액으로는 1,953억원으로 88.9%나 증가했다.

은행원이 거액의 내부자금을 빼돌리는 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부실한 내부 통제시스템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번 사고도 25일 고객이 만기가 돌아온 CD의 원금과 이자지급을 요구하고 나서야 드러났다. 금감원은 6월 기업은행에서 300억원 규모의 CD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CD 유통실태를 점검 중이었으나 이번 범행을 잡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감독 시스템을 아무리 강화한다 해도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잘못된 마음을 갖는다면 사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고객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금융인에게 다른 어떤 직종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내부 통제시스템 보완과 함께 금융기관 직원들에게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 경각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금융사고 피해는 결국 고객에게 돌아온다. 거칠게 말하자면 은행이야 돈이 모자라면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예대마진을 확대하는 식으로 채워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따라서 행여나 금융기관들이 이런 식의 도덕 불감증에 빠지지 않도록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할 것이다. 잇단 대형 금융사고는 지금도 그리 녹녹치 않은 금융권 전반의 신뢰하락을 가속화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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