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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한국 신용등급 3년만에 'A'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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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한국 신용등급 3년만에 'A' 상향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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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년이나 고집을 부려왔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마침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한 계단 올려줬다.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이미 오래전 신용등급을 올린 상태였고 그 동안 우리정부가 숱한 ‘구애’작전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S&P는 국가등급 상향조정에 요지부동이었다. 심지어 국가등급은 조정하지 않으면서도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은 오히려 국가 등급보다도 높은 곳에 올려 놓기도 했다.

최근 들어 정부나 금융시장 주변에선 S&P가 더 이상 고집을 부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실제로 다음달 10~12일 연례협의가 끝나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적어도 한 계단 상향조정할 것으로 소문이 파다했다.

재정경제부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은 “지난 5월 3대 신용평가회사를 한덕수 부총리가 일일이 방문해 한국의 경제개혁 상황을 설명하고, 최근 남북간의 합의사항의 전문을 영문 번역해 이들 기관에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국가홍보활동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어제 피치가 우리나라의 등급을 동결하자 S&P가 곧바로 등급을 올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S&P가 피치를 한방 먹인 것”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S&P는 등급개선의 이유로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한 외환시장안정, 은행들의 높아진 재무건전성 등을 꼽았다. S&P는 등급조정 배경을 설명한 언론 배포자료에서 “은행권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두 배 가까이 증대되고 전체 이사회의 절반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등 지배구조도 개선됐다”고 밝혀 외환위기 당시의 금융부실은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내수가 조금씩이나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환란전과 비교할 때 여전히 2단계 낮은 상태다. 대만ㆍ홍콩은 AA-로 우리보다 2단계나 높다. 중국은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A-지만, 무디스 기준으론 A2로 우리(A3)보다 오히려 높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이처럼 경쟁국에 비해 ‘저평가’된 이유는 역시 지정학적 위험이 가장 크다. S&P는 6자 회담개최의 긍정적 측면을 평가하면서도 북한 문제가 여전히 한국의 신용등급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S&P는 “6자회담 재개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회담은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고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론이 도출된다고 해도 북한의 이행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았다.

여기에 덧붙여 S&P “한국정부가 노동시장의 경직성문제와 부실채권 등에 대한 정부보증에 따른 경제 왜곡현상을 얼마나 시정할 수 있는지가 신용등급 추가상승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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