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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파일 파문/ 공씨가 자술에 나타난 문건유출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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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파일 파문/ 공씨가 자술에 나타난 문건유출 전말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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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운영(58)씨는 27일 자술서에서 삼성관련 문건은 전직 국정원 동료 A씨를 통해 알게 된 재미동포 박모(58)씨에게 전달했고, 박씨가 이를 갖고 삼성 측과 모종의 거래를 시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이를 회수해 추후 국정원에 모두 반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A씨로부터 한 언론사가 당시 문건과 관련해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최근 들어 언론에서 잇달아 삼성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문건유출자가 박씨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공씨는 삼성측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문제의 문건에 대해 삼성 측이 원만하게 해결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상부지시로 도청팀 이끌어

공씨는 노태우 정권 말기인 1992년 안기부 내에 도청전담 비밀조직인 ‘미림팀’의 팀장을 맡으라는 상부지시에 따라 직접 부하직원을 선발해 도청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YS의 당선과 함께 미림팀은 활동이 전면 중지되면서 공씨는 평직원으로 보직도 없이 근무하다 94년 다시 미림팀의 재구성 지시를 받게 된다.

공씨는 여기서 ‘언젠가는 또다시 도태당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후부터 주요 내용은 개인적으로 보관해왔다.

동료소개로 만난 박씨에게 문건 전달

공씨는 이후 함께 면직된 국정원 동료 A씨를 통해 재미동포 박씨를 99년 만났다.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돈독한 관계로 알려진 박씨는 “삼성 측과 협조받을 일이 있으니 보관중인 관련 문건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공씨는 복직을 위해 노력하던 A씨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본인의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재안을 받고 보관중인 삼성관련 문건을 박씨에게 넘겨줬다.

그러나 박씨와 삼성 측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자 다시는 이 문건과 관련해 거론치 않기로 약속을 하고 모두 되돌려 받았다.

수개월후 국정원 현직 후배 직원들이 공씨를 찾아와 보관하고 있는 문건에 대한 전량 반납을 요구했고 공씨는 감찰실 요원에게 200여개의 테이프와 문서자료 등을 건네줬다.

“문건 유출자는 박씨”

삼성과의 모종의 거래에 실패한 박씨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삼성 측을 괴롭혔다. 국정원 후배에게 ‘박씨의 삼성 협박’ 이야기를 전해들은 공씨는 A씨를 통해 박씨를 다시 만나 사비를 들여 박씨의 미국행 항공권을 사주면서 도미시켰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최근에는 박씨의 아들이 나섰다. A씨에게 접근한 박씨의 아들은 “나를 푸대접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협박을 일삼았고, 이후 모 언론사에서 A씨와의 취재를 희망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결국 언론에서 이 문건과 관련한 보도가 잇따르기 시작했고 공씨는 ‘유출자는 박씨’라고 단정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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