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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 교수의 빛으로 보는 세상] 디스플레이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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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 교수의 빛으로 보는 세상] 디스플레이의 진화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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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 전시회(IMID 2005)’가 지난 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삼성 LG 등 국내 유수의 전자회사들과 디스플레이 관련 중소 기업들이 내놓은 시연 제품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고, 이를 보러 오는 관람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요즘 이번 전시회는 현재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효자 산업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 분야의 최신 기술과 제품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기회이자, 디스플레이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행사였던 것 같다.

디스플레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얘기하자면 디스플레이는 인간이 향유하고자 하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주는 휴먼 인터페이스(interfaceㆍ기계-인간 연결) 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시각적 정보 공유란 빛을 매개로 정보가 전달된다는 것을 뜻한다. 30여 년 전만 해도 흰색 빛의 밝기만을 조절해서 영상을 보여주던 흑백 TV가 디스플레이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오늘날의 디스플레이는 빛의 삼원색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총천연색 영상을 기본으로 해서 보다 더 자연 색에 가까운 선명한 영상정보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은 디스플레이는 무엇보다도 큰 화면의 평판형 디스플레이(flat panel display)였다. 평판형 디스플레이란 말 그대로 매우 얇고 넓으며 평평한 면적을 가진 소자 상에 우리가 원하는 영상정보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전자제품 판매점을 가면 이제 흔히 볼 수 있게 된 액정영상표시장치(LCD) TV, 플라즈마 표시 패널(PDP) TV 등이 평판형 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라 할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기술까지 더하면 평판형 디스플레이의 영역은 훨씬 넓어지게 된다.

평판형 디스플레이가 가지는 장점은 우선 두께가 얇고 큰 사이즈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브라운관 TV’라고 부르는 음극선관(CRT) TV에 비해 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두께에 40인치를 훌쩍 뛰어 넘는 사이즈는 벽걸이형 TV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5.1채널을 활용하는 디지털 음향 시스템을 연결하게 되면 거실에 ‘나만의 작은 영화관’을 꾸밀 수도 있다.

평판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우리에게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은 큰 면적으로 뛰어난 화질의 영상을 향유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는 수십만 개에서 수백만 개의 매우 많은 화소(畵素, pixel)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의 단위 화소는 다시 빛의 삼원색인 빨강, 녹색, 파랑 빛을 낼 수 있는 더 작은 화소(subpixel) 세 개를 붙여서 구성한다. 한 화소 내에서 나오는 빨강, 녹색, 파랑 빛의 상대적인 양을 조절하면 그 화소의 색상이 결정된다. 보통 하나의 화소로 구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수는 대략 1,700만~십억 개 정도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화소가 구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숫자가 크다고 해서 더 선명한 화질이 나온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화소에서 합성돼 나오는 색상을 만들어 내는 기본 재료인 빛의 삼원색(빨강, 녹색, 파랑) 자체가, 보다 순수하고 탁하지 않은 색감을 가지고 있어야만 해당 디스플레이의 화질도 더 선명하고 자연 색에 가까워진다. 이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야 맛있는 음식이 탄생되는 것과 같다. 보다 자연색에 가까운 색감과 풍부한 색상 영역을 재현하기 위한 업계의 기술적인 노력이 날로 치열해 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IMID2005에 전시됐던 디스플레이 제품 중 사이즈가 가장 큰 것은 102인치 PDP TV와 82인치 LCD TV였다. 이들은 ‘풀(fullㆍ꽉 찬) HD(high-definitionㆍ고해상도)’급 이라 불리는 가장 큰 해상도를 갖고 있는데, 보통 가로방향으로 1,920 개, 세로방향으로 1,080개의 화소로 구성돼 있으므로 전체 화소 수는 약 2백만 개(1,920x1,080)가 된다. 80~100인치 화면 위에 배열한 2백만 개의 화소에서 나오는 십억 개의 색상이 펼치는 영상의 하모니는 자연을 화면 위에 그대로 재연하려는 인간의 능력에 한계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한림대 전자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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