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26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제4차 6자 회담의 공식 개막식을 가진 뒤 잇따라 다각도의 양자접촉을 가졌다.
개막식은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에 시작돼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개막선언에 이어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의 개막사와 각국 수석대표의 인사말 순으로 30분간 진행됐다. 인사말은 이전 회담과 같이 중국-북한-일본-한국-러시아-미국 순으로 이어졌다.
인사말에서 남북한 수석대표가 북핵 해결 과정을 ‘항해’와 ‘배’ 등으로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김계관 북한 대표는 “긴 항해를 위한 첫 운항을 시작한 우리 배가 난파당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비핵화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송민순 우리측 대표는 “우리가 타고 있는 배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항구에 닻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송 대표는 또 ‘어느 항구로 가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항해사에게는 아무리 순풍이 불어도 소용이 없다’는 세네카의 경구를 인용해 회담 초점을 흐리는 일본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리자오싱 부장은 ‘世上無難事, 只怕有心人’(세상무난사 지파유심인, 세상에서 어려운 일은 없다. 단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는 중국 고사를 인용, 문제해결을 위해 마음을 모을 것을 주문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국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동안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김계관 대표는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대표가 말하는 동안은 단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개막식이 끝난 뒤에는 곧바로 본회의가 열렸던 이전 회담과 달리 본회의가 하루 미뤄지는 대신 수석 대표자회의 및 양자회동이 잇따라 열려 달라진 회담 문화를 보였다.
각국 수석대표와 실무 대표 2명씩 참가하는 수석 대표자 회의에선 회담 운영방안이 밀도 있게 논의됐고, 이어 한미, 한중, 한러, 북미, 미중, 러일 등 양자접촉도 활발히 이뤄졌다.
정부 당국자는 “100여명이 참석하는 본회의를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회담 종결 날자도 아직 못박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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